
캠퍼스와 직장으로 먼저 떠난 동기들을 보며, 전역을 앞둔 장병들이 느끼는 '스펙 격차'에 대한 불안감은 상당하다. 사회와 단절된 채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동안 기업들의 채용 트렌드는 실무 중심으로 급변하고, 장병들은 자신의 군 생활이 이력서상의 단순한 공백기로 남을까 우려한다. 이러한 위기감 속에서 군인 구직청원휴가를 얼마나 철저하게 기획하고 목적에 맞게 활용하느냐는 전역 후 성공적인 사회 진출을 가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구직청원휴가는 전역 예정 장병이 채용 시험, 면접, 진로 상담 등 구직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다. 제한된 외출이나 외박만으로는 온전히 집중하기 힘든 실질적인 취업 준비의 물꼬를 터주는 셈이다. 이 제도를 통해 장병들은 명확한 구직청원 목적을 세우고 사회 진출의 뼈대를 잡을 수 있다. 단, 구체적인 신청 요건과 인정 범위는 소속 부대 및 관련 지침을 통해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막상 휴가를 앞둔 장병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녹록지 않다. 빈 모니터 앞에 앉아 자기소개서를 쓰려 해도, 군에서 수행한 경계 근무나 행정 업무를 민간 기업의 직무 역량으로 어떻게 포장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의 적성과 희망 직무조차 뚜렷하게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파편화된 온라인 정보만 좇다 보면 소중한 구직청원휴가 시간만 허비하기 일쑤다. 제한된 시간 안에 이력서 작성부터 면접 대비까지 모두 완성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장병들의 조급함을 더욱 부추긴다.
청년취업진흥교육원은 전역을 앞둔 군 장병을 대상으로 이 같은 현실적인 진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실전 취업·창업 컨설팅을 운영하며 군인 구직청원휴가 활용을 적극 돕고 있다. 단순한 위로나 원론적인 조언에 그치지 않고, 20대와 30대 청년 장병들이 기업 채용 과정에서 겪는 이력서 작성의 어려움을 정확히 짚어낸다. 아울러 기관에서 제공하는 취창업 칼럼을 통해 맹목적인 스펙 쌓기를 지양하고 개인의 강점에 맞춘 올바른 진로 방향을 설정하도록 안내한다.
기관의 상담 프로그램은 장병의 제한된 일정을 고려해 대면 및 비대면 방식으로 폭넓게 제공된다. 우선 직무검사와 심층 진로상담을 통해 개인의 관심사와 강점을 도출한다. 가장 핵심적인 과정은 보급, 통신, 작전 등 다양한 군 복무 경험을 기업이 요구하는 소통, 책임감, 문제해결 능력 등의 직무 언어로 재해석하는 것이다. 이후 기업 맞춤형으로 자기소개서 구조를 설계하고, 면접 예상 질문과 답변 방향을 꼼꼼히 정리하여 결과물 출력 자료로 제공한다. 장병들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부대 복귀 후에도 일관된 취업 준비를 이어갈 수 있다.
청년취업진흥교육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1만 8,000명의 장병이 해당 상담을 통해 전역 전 진로의 윤곽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담을 수료한 이들은 뜬구름 잡는 지원에서 벗어나 자신의 객관적인 위치를 파악하고, 불필요한 시행착오 없이 구직청원휴가 일정을 효율적으로 소화하게 된다. 군 생활을 단순한 공백기가 아닌 실질적인 직무 역량 강화의 시간으로 탈바꿈시킴으로써 취업에 대한 자신감을 얻는 것이 가장 큰 기대 효과다.
청년취업진흥교육원 관계자는 "군 복무 중 묵묵히 쌓은 경험도 직무에 맞게 객관화하여 정리하면 취업 준비 과정에서 누구보다 의미 있는 역량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장병들이 한정된 군인 구직청원휴가 시간 안에서 자신의 진로 방향을 구체화하고 현실적인 준비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실전 위주의 상담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진로 상담 프로그램 참여가 곧바로 취업 성공이나 부대의 휴가 승인을 무조건 보장하는 것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개인의 사전 준비 정도와 희망 직무의 특성에 따라 상담의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성공적인 구직청원 진행과 휴가 인정을 위해서는 소속 부대의 심사 기준과 필요 서류를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결국 군인 구직청원휴가 제도를 디딤돌 삼아, 전역 전부터 주도적으로 취업 계획을 실천해 나가는 장병 개인의 치열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